REVIEW

영화를 읽다

걷고 싶어 걷고, 행복하고 싶어 행복을 찾을 뿐

<옆길>

최민아

행복은 누구의 것인지, 나와 너는 무엇으로 행복한지, 끊임없이 말을 건네며 걸어 나간다. 이는 서로 간의 질의응답이기도 하고, 어떤 이의 고백이기도 할 것이다. 행복은 어마어마한 게 아니라는 이들의 말처럼, 일상에서 가져온 솔직한 감정을 캐치볼처럼 주고받는 두 사람을 따라가며 우리는 한 번쯤 자신에게 그 질문을 던져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의 정체는 무엇인지, 나는 행복한지, 우리는 행복을 원하는지.

디지털 성범죄의 상처를 딛고 살아남은 혜원이들에게

< K대_OO닮음_93년생.avi >

루나

성범죄가 조심해서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이라면 세상에는 성범죄가 없어야 한다. 성범죄가 조심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라면 왜 여성에 대한 성범죄율만 압도적으로 높은 것인가? 여성은 살아 숨 쉬는 동안 매일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가장 편안해야 할 집에서도, 믿고 있는 사람과 함께하는 그 순간까지도. 얼마나 더 조심해야 하는 걸까?

그녀의 고민은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잘 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

장영선|영화감독

그레이가 용기 내 방문한 레즈비언 바에서 줄리아를 만났을 때 어찌나 반갑던지! 헤더 그레이엄은 물론이고 레이첼 쉘리, 브리짓 모나한까지. 퀴어 영화에 지체 없이 출연하여 필모그래피를 채우는 여성 배우들을 보는 것은 언제나 기쁘고 반가운 일이다.

파괴자로서의 ‘여성’: ‘여자다운’이 아닌 이토록 ‘인간적인’

<디스트로이어>

홍재희|영화감독

여성/남성 또는 여자다움/남자다움이라는 꼬리표를 뗀 인물, 젠더 이분법을 넘어선 고정관념을 파괴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여성이 다양한 캐릭터로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나오면 좋겠다. ‘여자다운’ 캐릭터가 아니라 이토록 ‘인간적’일 수 없는 캐릭터를. 여성이 그저 개인으로 한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영화를.

있는 그대로의 내 몸 사랑하기

<겨털소녀 김붕어>

유자

<겨털소녀 김붕어>는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그것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것도 아주 유쾌하게 말이다.

무명의 자국을 기억하고 말하는 방법

<옥상자국>

최민아

영화의 첫머리에서 감독은 말한다. ‘모든 시간은 지나간다. 지나간 시간 중에는 기억되지 못하는 시간도 있다.’ 무명의 자국을 어떻게 기억하고 말해야 할지 다시금 이 질문을 떠올리며, 일상과 역사가 무관하거나 나와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달아 나가야 한다. 이로부터 기억의 복원은 시작된다.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위하여

<디서비디언스>

장영선|영화감독

에스티는 말한다. 자신은 이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선택하지 못했지만, 아이는 본인의 삶을 선택할 수 있길 바란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소수자인 세상에서 사는 나는 그 말에 온전히 동의하기 어려웠다. 곧 태어날 에스티의 아이는, 과연 모든 것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까?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존재들

<푸르른 날에>

유자

동일방직 오물투척 사건 당시 찍힌 사진은 지워질 뻔했던 여성에 대한 남성과 국가의 폭력을 하나의 이미지로 또렷이 기록해냈고, 그렇게 영화의 중심 소재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동일방직 사건을 다룬 해당 작품 역시 사진을 배우는 여공들의 모습을 재현함으로써 그때의 일을 기억한다. 하지만 폭력 그 자체를 묘사하지는 않는다. 영화는 모욕적인 사건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노동자 개개인에 집중하고 그들의 애환을 따뜻하게 그려냄으로써, 노동운동과 민주화 한복판에 있는 여성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그 사건을 기억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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