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를 읽다

복수는 모두의 것

<택시에는 비상구가 없다>

윤고운

언젠가 아무런 슬픔도 고통도 없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희대의 여성 살인마 캐릭터를 영화에서 볼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이왕이면 <택시에는 비상구가 없다>의 커플이 그 주인공이 되길 역시 바라본다.

일단은 괜찮아

<에브리바디 올라잇>

장영선|영화감독

<에브리바디 올라잇>이 퀴어에 대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원제에서 밝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The Kids Are All Right’. 그들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영화 제목처럼 우리의 다음 세대도 퀴어영화에 대해 그럴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그때까지 더 많은 퀴어영화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침묵 대신 핏빛 복수를!

<리벤지>

홍재희|영화감독

가해자에게 총구를 겨냥하며 피비린내 나는 복수에 나선 여성 주인공이 어색하고 불편하다면 그야말로 성별 고정관념에 갇혀 있는 것이다. 감독이 영화적 리얼리티를 과감히 건너뛴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리벤지>는 수천 년간 남성 우월적인 가부장제의 희생양으로 차별받고 억압받은 ‘이브’의 처절한 복수 판타지는 아니었을까.

‘소외’시키지 않기

<개학>

문아영

낙태죄와 청소년의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논의는 2019년도에 들어 갑자기 생겨난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가 만들어진 2016년 또한 이러한 연속선에 있었던 시기다.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고자 하는 태도는 관객이 여성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른 영화와의 분별점일 것이다.

One and Only, 크리스틴 최, 우리들

<리걸 스머글링 위드 크리스틴 초이>

김승희|영화감독

아시아 여성을 그리는 수많은 작품을 보다 보면 아시아와 여성이라는 큰 카테고리가 개인의 정체성을 덮는다고 느낄 때가 많다. 인종과 젠더는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시적으로 흐르는 세 개의 이야기

<어떤 여자들>

장윤주|영화감독

로라 던, 미쉘 윌리엄스, 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리고 릴리 글래드스톤의 연기는 물 흐르듯 하고 때로는 기막히게 코믹한 타이밍과 멈춤, 머뭇거림과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그렇게 켈리 레이차트의 영화는 조용히 힘있게 마음을 뒤흔들었다.

당신과 당신이 교차하는 이 집에서

<당신과 나의 집>

윤고운

중요한 것은 결국 들뜬 마음이다. 어떤 사랑의 풍경에서는 존재들이 지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워진 존재는 오히려 가뿐하게 경계를 넘나들며 유희하기도 한다. 연희의 여자친구는 연희의 남편과 함께 있는 집에서 연희의 ‘당신’이 되지 못한다.

소녀가 어른이 되기까지

날 것(raw) 그대로의 피 튀기는 성장기

홍재희|영화감독

<로우>는 공포영화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과 성별 고정관념을 가차 없이 내던져 버린다. 남성들에게 성적인 ‘몸뚱이’로만 소비되는 젊은 여성이 전복적으로 남성의 ‘몸’을 먹어치우고 남성 대신 포식자의 자리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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