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나의 첫 영화 연출기

영화는 자신의 길을 가는 것

<밤의 문이 열린다> 제작기

유은정|영화감독 / 2019-12-16


‘처음’이란 말은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죠. 설렘이기도 두려움이기도 한 그것! 우리가 사랑하는 여성 감독들의 처음은 어땠을까요? 여전히 두근두근 소중한 기억일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부끄러움의 시간일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감독들이 직접 들려주는 ‘나의 첫 영화 연출기’를! 영화제작 과정부터 우당탕탕 좌충우돌, 따뜻한 메시지까지 < MY FIRST >에서 만나보세요! 
유은정 감독 필모그래피
2019  <난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연출
2018  <밤의 문이 열린다> 연출
2016  <밀실> 연출
2015  <캐치볼> 연출
            <싫어> 연출
2012  <낮과 밤> 연출
<밤의 문이 열린다> 촬영 현장에서의 유은정 감독 ©사진 김민우/제공 영화사 리듬앤블루스

“유령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2015년 여름, 책상 옆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며칠 후,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장면이 하나 떠올랐다. “30대 여자가 늦은 밤 공장에서 퇴근한다. 여자는 지친 와중에도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를 때마다 괴한이 갑자기 달려들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긴장한다. 방에 들어와서야 안도하고 불을 켜는데, 천장 형광등이 불안하게 깜박거린다.”

첫 단편 <낮과 밤>(2012)에서도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을 그렸다. 언뜻 평온해 보이지만 갑작스러운 위협이 닥치고 범죄가 일어나 누군가 죽고. 이런 일들이 내 등 뒤에서 펼쳐지기도 하고 내 눈앞에서 펼쳐지기도 하는…. 내가 체감하는 세상은 이렇게 미스터리가 가득한 곳이다. 우리가 서 있는 건물이 1분 뒤 무너질지, 급하게 올라탄 버스가 사고가 날지, 길을 걷는데 머리 위로 간판이 떨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별일 없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라고, 어느 철학자가 했다는 말에 나는 동감한다.


‘깜박이는 빛’이 영화에 중요한 이미지가 될 것이라 생각해 제목을 ‘점멸’이라고 지었다. <밤의 문이 열린다> 직전에 만들었던 단편 <밀실>(2016)에서 장소 헌팅으로 고생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현실 공간을 먼저 보고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서울 외곽으로 공장과 큰 도로들이 먼저 생기고 그 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동네를 찾았다. 시나리오 속 풍경은 남양주 묵현리를 많이 참고했다. 그해 12월부터 2016년 2월 사이에 초고를 썼지만 200개 신에 가까운 긴 이야기는 장황하고 파편적이었다. 어디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이야기를 묵혀두기로 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넥슨 성우 교체 사건이 있었고, 낙태죄 폐지운동과 #OO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났다. ‘찍는페미’(페미니스트 영화·영상인 모임)가 만들어지는 걸 보면서 나는 친구들과 여성 감독의 영화를 함께 보는 작은 모임을 시작했다.

그렇게 2017년이 찾아왔다. 그때 즈음 나는 중학생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새로 쓰고 있었는데, 쓰면 쓸수록 허공을 허우적대는 느낌이었고 ‘지금의 나’와 접점이 적다고 느꼈다. 대신 나와 비슷한 나이의 ‘혜정’이, ‘점멸’이 자꾸 떠올랐다. 이야기에도 맞는 시기가 있는 걸까? 2016년 초에는 막막했던 이야기였는데 1년이 지나자 영화로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점멸’ 초고를 다시 꺼내 5페이지 분량의 트리트먼트로 요약해나가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하고 인물과 사건, 구조를 다시 짜기 시작했다.


꼭 레퍼런스가 되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쓰면서 영화뿐 아니라 동시대 소설과 만화, 미술작품에서도 많은 힘을 얻는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퍼스널 쇼퍼>(2016)나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민음사, 2016), 허5파6 작가의 웹툰 <여중생A>, 김희천 작가의 미디어 아트 <바벨>이 그랬다. 혹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가, 아르바이트를 하다 자석에 철가루가 붙는 것처럼 어떤 순간들이 이야기에 달라붙기도 한다. 하루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방에서 강아지와 죽도 산책하는 방법’이라는 게시글을 봤다. 한 포털사이트의 로드뷰 중 울릉군 죽도 해변에서 리트리버가 연달아 찍힌 부분이 있는데, 그 로드뷰를 클릭해서 한 칸씩 앞으로 나아가면 강아지와 죽도를 산책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생각하는 혜정은 퇴근하고 방에 누워 이렇게 휴식을 취하겠구나 싶었다.

7월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제작지원을 받으면서 영화제작이 현실화됐다. ‘10월 중순 촬영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화학교 동기이자 동료인 촬영감독님과 서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알기 위해 레퍼런스를 공유했다. 2000년대 한국 호러 영화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2000년대 영화도 함께 봤다. ‘유령’을 어떤 존재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비현실적인 상황을 어떻게 현실 공간에 펼치는지 궁금했다. <소름>(윤종찬, 2001)과 <4인용 식탁>(이수연, 2003)은 공간과 개인에게 축적된 죽음과 폭력의 기억이 ‘유령’처럼 사라지지 않고 되돌아와 산 사람들의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유령보다 인간이 더 비겁하고 매정하게 그려진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에서 ‘유령’은 형태와 의지를 갖고, 물리적으로 산 사람들과 만난다. <강령>(2000)에서는 빛이, <회로>(2001)에는 디지털 신호가, <절규>(2006)에는 바닷물이 침범한다. 이후에 조명감독님과 <강령>을 한 번 더 봤다.

<밤의 문이 열린다> 촬영 현장에서 유은정 감독(가운데)과 한해인 배우(맨 오른쪽) ©사진 김민우/제공 영화사 리듬앤블루스

9월 초, 캐스팅을 시작했고 함께 할 스태프를 만나기 시작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함께해준 촬영감독님의 도움으로 피디님과 조명감독님을 만났다. 피디님은 동시녹음기사님과 분장실장님을 소개해줬고 연출팀이 꾸려졌다. 이 단계에서 항상 ‘좀 더 많은 작품에 스태프로 참여하고 좀 더 많은 장·단편 영화들을 볼 걸’하는 후회가 동반된다.

배우님들을 만나는 일은 특히 인연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오디션을 통해 혜정 역의 한해인 배우님을 만났지만 그 전에 단편 <증언>(우경희, 2018) 촬영 현장에 놀러 갔다가 배우님을 봤었다. 그때 한해인 배우님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와서 기억에 남았다. 전광식 역의 이근후 배우님과 지연 역의 이자민 배우님은 피디님의 소개로 오디션에 오셨고, 민성 역의 이승찬 배우님은 <침입자>(박근범, 2014)라는 단편에서 보고 ‘한 번 만나 뵙고 싶다’고 생각했던 차라 직접 연락드렸다.

효연 역의 전소니 배우님은 SNS를 통해 처음 뵈었고 당시 극장 상영 중이던 <여자들>(이상덕, 2017)을 본 후 확신을 갖고 직접 소속사에 연락드려 만나게 됐다. 형사 한성원 역의 홍승이 배우님은 촬영감독님과 <누에치던 방>(이완민, 2016)을 함께 작업했고 그 인연으로 만나게 됐다. 수양 역의 감소현 배우님이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됐는데, 오디션 기간이 다 끝난 후에도 수양을 찾지 못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됐다. 감소현 배우님은 연출팀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는 어머님 뒤에 숨어 굉장히 쑥스러워하다가도 준비한 연기를 보여줄 때는 집중력이 대단했다. 촬영을 앞두고 한해인 배우님, 이승찬 배우님과는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할 대사 리허설을 주로 진행했다. 후반에 나오는 사무실 장면은 연출팀과 직접 레퍼런스를 찾고 이렇게 저렇게 액션을 취해보며 사진과 영상을 찍어본 후 전소니 배우님과 이근후 배우님을 모셔 리허설을 진행했다.

<밤의 문이 열린다> 스틸컷-효연 역의 전소니 배우

9월 중순부터 제작팀에서는 촬영 장소를 물색하고 헌팅을 진행해줬다. 시나리오를 쓸 때 실제 공간을 참고했던 것은 장점이기도 했지만 단점이기도 했다. 결국 우리는 혜정의 동네를 촬영하기 위해 묵현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장소가 정해지고 미술팀에서 공간을 만들어줬다. 촬영감독님, 조명감독님, 연출팀과 공간에서 장면을 구상하고 촬영을 계획하며 프로덕션 준비를 마무리해갔다. 첫 장편 작업이 주는 압박도 정말 컸지만 한편으로 좋은 스태프들이 그 무게를 많이 분산시켜줬다.

프리 프로덕션에 비해 프로덕션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다. 스태프들과 함께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뿐이었다. 프로덕션 14회차 중 밤 촬영이 없는 날이 없었다. 해가 질 때 모여 해가 뜰 때 헤어지는 회차가 반 이상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현장을 안전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준 제작팀, 넓은 마음으로 일해준 연출팀, 소리 없이 최선을 다해준 촬영팀, 밤 촬영을 가능하게 해준 최고의 조명팀,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줬던 동시녹음팀, 무에서 유를 창조해준 미술팀,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까지 챙겨주신 분장팀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 낮에 잠을 자고 왔어도 새벽 3~4시가 넘어가면 피곤하고 힘들었을 텐데 그 와중에도 서로에게 화내거나 큰소리 내는 법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줬다. 엑스트라로, 또 데이터매니저(편집, 믹싱 및 상영을 위해 촬영 시 나오는 파일 형태의 영상, 음성 데이터를 백업 및 관리하고 컨버팅하는 스태프)로 먼 길을 와주고 시간을 내준 친구들에게도 정말 고맙다.

11월 말, 프로덕션이 끝나고 포스트 프로덕션이 시작됐다. 프리 프로덕션 때부터 이미 함께 작업하기로 한 편집기사님께 촬영 파일을 전달해드렸다. 12월 러프 편집을 함께 보는 걸 시작으로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관객들에게 다가설까’ 고민했다. 편집단계는 장면을 구성하고 흐름을 만드는 것 그 이상의 과정이다. 편집기사님은 완성된 영화를 함께 상상해주셨다. 이 단계에서 내레이션을 쓰기 시작했고 ‘밤의 문이 열린다’라는 제목을 결정했다. 내레이션을 쓰는 단계에서 <낮과 밤>과 첫 번째 장편 <밤의 문이 열린다>가 참 신기하게도 제목부터 여러 면에서 긴밀하게 연결돼있음을 느꼈다.

<밤의 문이 열린다> 촬영 현장 ©사진 김민우/제공 영화사 리듬앤블루스

편집은 2018년 3월 즈음 마무리됐다. 무수한 도움과 마음들. 프리 프로덕션과 프로덕션을 함께한 스태프들만큼이나 포스트 프로덕션을 함께하는 스태프들에게도 정말 많이 고맙다. 스태프들은 단순히 일하는 것 이상의 마음을 써준다. 다른 창작 작업도 비슷하겠지만 ‘단순히 연출자 개인의 역사(살아온 시간)와 시선만이 영화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구나’ ‘모든 스태프들의 역사와 시선이 함께 영화에 들어가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한 명 한 명의 스태프들이 이전 작업을 통해 배운 것, 그들이 쌓아온 경력과 시간 그리고 이번 작업에서 목표하는 것이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4월, 텀블벅 후원금으로 음악 작업과 영문번역을 진행했다. 음악감독님과도 서로의 레퍼런스를 공유하고 어떤 지점에 어떤 음악이 필요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 후반작업 기술지원을 받았고, 지금은 없어진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오가며 믹싱기사님과 나는 사운드믹싱을 마무리했고 색보정기사님과 촬영감독님, 조명감독님이 DI(Digital Intermediate·디지털 색 보정)를 작업해주셨다. 다사다난했던 CG작업을 마무리하고 DCP(Digital Cinema Package·디지털 마스터링된 상영용 영화 파일)를 만들고 나니 7월이 됐다.

<밤의 문이 열린다> 촬영 현장에서 유은정 감독(왼쪽)과 한해인 배우 ©사진 김민우/제공 영화사 리듬앤블루스

<밤의 문이 열린다> 촬영 현장 ©사진 김민우/제공 영화사 리듬앤블루스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영화제에서 영화를 처음 상영할 수 있어 기뻤고 함께 작업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스크린을 통해 완성된 영화를 보여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제작지원을 받았던 때로부터 약 1년이 된 시점이었다. 영화를 준비하고 만드는 내내 완성이 목표였는데 영화제에서 상영하고 관객을 만나고 나니 작업이 일단락됐구나, 안도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곧 ‘배급’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지만 말이다.

9월부터 배급사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12월 서울독립영화제를 지나 2019년 1월 함께 극장 개봉을 진행할 배급사를 만났다. 기획단계에서부터 배급을 고려할 수 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8월 15일 개봉일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배급사와 개봉을 준비하기 시작한 건 6월이었다. 우리는 ‘소소하더라도 좋은 기록을 남기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 시점에 서울독립영화제 2019 토크포럼 ‘우리는 어떻게 첫 장편영화를 완성했는가’를 함께 했던 것은 지금도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영화제 상영으로 작업을 마무리하던 때에는 몰랐던 배급단계에서도 수많은 도움이 필요했고 실제로 도움을 받았다. 개봉 준비-홍보 마케팅 전략을 짜고 포스터 촬영 후 예고편을 선보이며 사운드 믹싱과 CG를 보완하고 언론배급시사회를 치르는 과정은 또 다른 의미의 프리 프로덕션이었고 극장 개봉은 또 다른 형태의 프로덕션 같다고 느꼈다. 8월 15일 영화를 개봉하고 관객을 만나며 8월 말부터는 VOD와 IPTV 자료를 준비했다. 이 과정 역시 배급사 분들과 디자이너분들의 노고와 마음,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지지해준 친구, 독립예술극장 담당자분들의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밤의 문이 열린다> 촬영 현장 ©사진 김민우/제공 영화사 리듬앤블루스

지금 제작기를 쓰는 시점에 개봉 한 달을 맞이하고 있고 여전히 스태프, 배우, 친구들, 지인들의 도움이 이어지고 있어 그런지, 글이 도움-감사-도움의 도돌이표가 되어버린 듯하지만 영화를 봐주고 관심 가져주신 모든 관객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GV에 들어가기 전에는 언제나 압박을 느끼는데, 나올 때는 따뜻한 마음을 얻고 나왔다. 예산이 크든 규모가 작든 모든 영화제작 과정은 다사다난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의 삶이 가까이 들여다보면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연출자가 포기하지 않는 한 영화는 쉽사리 엎어지지 않는구나’ ‘어떻게든 만들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을 <밤의 문이 열린다> 제작 과정에서 많이 느꼈다.

물론 연출자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 다음은 어떤 형태로든 찾아온다. 이 제작기를 읽는 분들 중 작업을 계획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또 이야기를 쓰다가, 영화를 준비하다, 촬영하다 작업을 중단하더라도 자책하지 말기를 바란다. 영화작업 혹은 창작의 장점은 내가 보낸 모든 시간을 헛되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주는 데 있다. 어쩌면 모든 일이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항상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을 나누고 싶다. 어느 졸업영화제에서 선생님이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건넨 말이다.

“영화는 경쟁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이 제작기를 읽는 모든 분들의 걸음을 응원한다.


*본 글은 지난 9월에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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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문이 열린다> <캐치볼> <낮과 밤> 등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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