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를 읽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수다, 아옹다옹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상영작 <아옹다옹>

퍼플레이 / 2022-06-03


<아옹다옹>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에코 공동체] 부문 상영작 
김본희|2022|한국|20분|다큐멘터리

<아옹다옹> 스틸컷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아옹다옹. ‘대수롭지 않은 일로 서로 자꾸 다투는 모양’을 일컫는 이 단어를 파헤치고 또 파헤쳐보면 ‘애정’이 툭 튀어나올 듯하다. 하찮고 사소한 일로 얼핏 비생산적인 입씨름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왜 저럴까 싶으면서도 ‘저들은 정말 친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니 말이다.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상영작이자 김본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아옹다옹>(2022)은 경주의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두 노년 여성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60년지기 친구인 읍천댁 할머니와 전안댁 할머니가 종일 별것 아닌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옹다옹이란 낱말은 둘을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 싶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감독은 직접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를 설명한다.
“<아옹다옹>은 매일같이 읍천댁 할머니를 찾아오는 두 친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친구 쫑이는 아기 때부터 도시에서 살던 집냥이였는데요. 다 크고 나서야 시골에 오게 돼서 동네 고양이들이랑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같은 고양이예요. 읍천댁의 60년지기 친구 전안댁 할머니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온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시는 아주 다정한 할머니세요. 이 두 친구는 매일같이 하루에도 몇 번을 읍천댁 할머니를 찾아와서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하고 일할 때 곁에 있어 주고 서로를 찾아줍니다. 그런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고 사랑스러워서 이 영화를 찍게 됐고요.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감상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때맞춰 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본인의 식사를 정갈하게 차려 먹고, 친구와 간식을 나눠 먹는 일상은 그 자체로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특히 할머니가 말을 걸면 쫑이가 ‘아옹’하고 화답하는 부분은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텐데, 인간과 동물의 교감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구나 새삼 깨닫게 한다. 

이따금 노인이 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워 나이 드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아옹다옹>을 보고 나니 그런 두려움은 내려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 친구든 동물 친구든 곁에 두고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따뜻한 시골집 마당에서 뒹굴거리는 고양이들과 할머니”처럼 무해하고 평온한 공동체를 이루며 삶의 마지막 페이지를 써 내려가는 것만큼 행복한 결말이 있을까. 

<아옹다옹> 스틸컷 ©서울국제환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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