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퍼플레이가 만난 사람들

길을 튼 자들이 만드는 세계

<길모퉁이가게> 이숙경 감독

퍼플레이 / 2021-03-12


#세상을_바꾸는_여자들
2021.2.6.|이숙경 감독을 만나다
[인디그라운드X퍼플레이] ‘여성영화, 플렉스! 난 퍼플레-인디!’ 여성영화 특별전 기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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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경 감독 필모그래피
2018  <길모퉁이가게> 감독
2016  <이태원> 모니터링
2014  <당신과 나의 집> 메이킹
           <소장님의 결혼> 주연
2013  <하소연> 감독, 각본, 제작, 편집
2012  <간지들의 하루> 감독, 편집
2009  <나는 곤경에 처했다!> 단역
           <어떤 개인 날> 각본, 감독, 편집
2007  <다시> 각본, 감독, 편집
2006  <동네 한바퀴> 감독

〈길모퉁이가게〉 포스터

한 공간을 5년간 지켜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길모퉁이가게>(2018)는 일터이자 배움터인 가게 ‘소풍가는 고양이’와 그 안의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과정을 오롯이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그들의 곁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온 이숙경 감독은 소풍가는 고양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죽기 살기로 서로를 지키려고 버둥거리는 가게. 이곳은 무한 경쟁 사회에서 비켜나 조금은 다른 길을 꾀하며 탄생했다.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일하면서 서로를 돌보고 성장을 도모하며 생존을 꿈꾸는 곳. 이윤이 가장 중시되는 시대에 낭만적인 파라다이스를 바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하루하루의 일상은 좋은 일터란 어떤 곳인지, 또 서로를 지키며 나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박진숙 대표(씩씩이)는 청소년의 자립을 돕기 위해 사회적기업으로서 소풍가는 고양이를 만들었다. 매니저 차차, 직원 홍아, 쫑, 매미, 혁, 원주 등과 함께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가게는 2014년 매출이 1000만 원도 채 되지 않다가 3년 뒤 비로소 5000만 원을 기록한다. 지속을 위해 매출 증가는 꼭 필요한 일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익이 늘수록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조금씩 삐거덕거린다. 서로를 보듬으며 여유를 갖고 흘러가던 가게는 웃음이 사라지고 구성원들의 얼굴은 굳어가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입을 열어 묻게 된다. 돈벌이와 인간다움. 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영화는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가게를 바라보면서 그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적기업에도 채찍질을 가하며 이익을 요하는 사회. 그 한가운데서 소풍가는 고양이는 자신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9년간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 과정은 이숙경 감독에게도 배움의 시간이었고, 자신 또한 ‘가게’의 구성원이자 노동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 


© 퍼플레이

-<길모퉁이가게>(2018)는 처음에는 ‘소풍가는 고양이’에서 인턴십을 하는 10~20대를 찍어달라는 요청에서 시작됐다고요. 어떤 이유로 그들을 영상으로 남기고자 했던 건가요?
지인의 요청에 의한 아르바이트였어요. 씩씩이, 그러니까 박진숙 대표는 오래된 친구고 줌마네 1기 출신인데,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일터를 열었다기에 좋은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그 안에서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영상으로 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한번 해보자’고 했다가 그렇게 오랫동안 찍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짧게 찍고 끝나는 걸로 생각했던 거네요. 
네. 2013년 겨울에서 2014년 봄 사이에 있던 내부 교육프로그램 촬영요청이었어요. 소풍가는 고양이에서 인턴십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대안 공간이나 사업장에 가서 공간 운영자들과 만나 대화하는 과정이었어요. 그걸 영상으로 아카이빙하는 작업이었죠. 

-5년간 가게에 출근하다시피 하며 촬영을 하셨다고요. 장기간의 작업으로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시간이 본인을 지키는 시간이자 내 안의 두려움을 직면하는 과정이었다고 말씀하셨어요. 
가게의 나날들이 불안정했고, 이 가게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알 수 없었어요. 끝을 알 수 없는 매일의 노동 현장을 5년 가까이 지켜보는 사이에 저에게도 변화가 생겼죠. 제가 영화를 만드는 ‘노동자’라는 것에 대한 사실적 체험도 그때 한 것 같아요. 저와 다른 세대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세상을 접하는 방식도 알게 됐고요. 결론적으론 참 좋은 경험이었지만, 힘든 시간이었어요. 

-5년간 한 공간과 사람들을 찍는다는 게 상상이 잘 안 가긴 해요. 
처음엔 제가 가게와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시점이 되니까 그들도 나의 노동을 보고 있더라고요. 나중엔 서로를 응원하기도 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길모퉁이가게>는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기보다는 가게 전체를 조망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인물들이 다 재밌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은 마음도 처음엔 있었어요. 근데 인물들을 따라가다 어느 순간 멈추게 되더라고요. 촬영을 계속하면서 ‘이 가게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관심이 더 쏠린 것 같아요. 가게가 취한 태도와 위치가 더 흥미로웠어요. 구성원들을 경쟁시키고 이윤을 남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생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죽기 살기로 서로를 지키려고 버둥거리는 가게’라는 점에서요. 사람을 지키겠다는 가게의 결의와 노력에 점점 주목하게 됐죠. 

〈길모퉁이가게〉 스틸컷

-소풍가는 고양이는 지난해 1월을 끝으로 문을 닫았죠. 오랫동안 지켜봐 온 곳인 만큼 소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장사를 지속하는 동안 18세였던 홍아는 27세가 됐고, 가게는 구성원들에게 성장을 위한 터전 역할을 했어요. 삶을 대하는 태도, 서로를 돌보는 관계를 배웠죠. 학교도, 회사도 사람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세상 한복판 어느 길모퉁이에 ‘사람’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가게가 있었던 거예요. 영화는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시점, 2016년 겨울의 어느 날에 끝나요. 월 매출 5000만 원을 돌파한 때였고, 조리대 앞에서 모두 침묵한 채 도시락을 세팅하죠. 박진숙 대표는 일이 서툰 원주에게 잔소리를 해요. 일터에서의 삶을 ‘인간의 성장’을 위한 기반으로 삼기 위해 힘써온 사람이었는데 말이에요. 절규하듯 잔소리하는 목소리가 뼈에 새겨지는 것 같았어요. 박진숙 대표는 5000만 원 고지를 넘은 후 ‘적정 매출 규모’를 찾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어요. 구성원들에게 2년간 자율경영을 맡기는 실험도 했죠. 그리고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구성원들과 합의한 거예요. 최선을 다해 갈 수 있는 길을 탐색한 후 마무리한 거죠. 매출이 느는 데다 비진학 청소년의 자립을 위한다는 점에서 취지도 좋으니 주변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도하는 게 어떻냐는 제안도 했어요. 그런데 대표는 생존과 사람다움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끝까지 애썼죠. 수입이 늘었지만 숨 쉴 여지는 줄어들어 버린 가게의 변화를 보여주며 영화는 소명을 다했습니다만, 세상에는 수많은 길모퉁이 가게와 사람들이 존재하고, 저도 영화 제작이라는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가게’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자각하게 됐습니다. 

-구성원들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나요?
홍아는 배달 일을 하다가 최근에는 인테리어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원주는 파주에서 부모님이 하는 화원 일을 하며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고요. 매미와 쫑, 혁도 일하면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박진숙 대표는 쉬고 있고, 매니저 차차도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요. 

-다시 모일 수도 있을까요? 
아닐 것 같아요.(웃음) 서로 연락도 하고 친목 모임 정도는 유지하겠지만 다시 모여서 일할지는 모르겠어요. 홍아나 혁, 매미, 원주, 쫑에게 가게에서의 경험이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람에게 공을 들이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어느 일터에서든 그렇게 서로를 돌보고, 기다려주고, 성장을 위해 애쓰기는 힘들 거예요. 그 가게에서 보냈던 일상의 경험들이 그 친구들이 만들어갈 시공간에서 재현되기를 바라요. 

-씩씩이 님과 홍아 님은 특히 사이가 각별해 보였어요. 
소풍가는 고양이는 원래 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친구들을 위한 배움터이자 일터로 시작된 곳이에요. 박진숙 대표가 쉘터를 다니면서 가게의 취지를 알리고 구성원 후보를 만나 인터뷰를 했어요. 그러다가 홍아를 만났죠. ‘저 둘은 전생에 모녀였나? 홍아가 엄마고 박진숙이 딸이었을까? 그래서 지금 박진숙 대표가 저렇게 헌신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둘 다 방식은 다르지만 서로에게 깊은 애정이 있어 보여요. 

이숙경 감독 © 퍼플레이

-다큐멘터리 작업 시 감독으로서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적정한 거리두기인 것 같습니다. 너무 가깝거나 멀지 않은 거리를 둬야 의도한 대로 영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이 생각하기에 적절한 거리 유지 방법은 무엇인가요.
제가 촬영하는 시공간과 구성원 안의 역동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어요. 그림자처럼 머무르려고 해요. 내가 객관적이고, 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감독도 인간이기 때문에 마음이 이리저리 기울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에 영화는, 다큐멘터리의 이야기는 객관적이지 않아요. 다큐는 편견에 가득 찬 작업이고 타인의 경험으로 내 얘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균형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죠. 오히려 영화에 나의 위치성을 드러내는 게 좋다고 봐요. 깃대를 하나 꽂아두는 거예요. 그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겠죠. 

-영화에서 가장 잊지 못할 장면은 무엇인가요? 
원주네 집에 갔을 때. 겨울밤이었어요. 가게에서 정말 멀어요. 파주에서도 끄트머리, 왕복 4시간. 

-그 장면을 보고 관객들이 탄식했다는 후문도 있어요. 
그랬을 것 같아요. <간지들의 하루>(2012)에서도 그랬어요. 단순히 어린 사람들이 아니라 세상에 부딪혀 돈 벌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개인사보다는 사람들의 몸, 노동 현장, 그 사람들이 보내는 시간, 이런 걸 담고 싶었죠. 매출과 노동 강도가 달라지면서 관계와 속도가 얼마나 바뀌느냐, 그러면서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여지가 얼마나 순식간에 빠져나가느냐. 이 영화에선 그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길모퉁이가게〉 스틸컷

-‘길모퉁이 가게’는 소풍가는 고양이를 가리키는 동시에 우리의 인생, 삶에 대한 표현인 것 같기도 해요. 
이 영화를 생각하면 사람들이 떠올라요. <길모퉁이가게>를 찍을 때 저녁에 가게 불이 켜지는 걸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저기가 사람 살아가는 터전이구나.’ 그전에 가게는 물건 사는 곳으로밖에 생각 못 했는데 영화 찍으면서 달라진 거죠. 일터도 사람이 변화하고 성장하고 경험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분명해졌어요. 그리고 제가 하는 일도 ‘일’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됐죠. 영화를 찍거나 기획하는 건 사람들이 일이라고 인지를 잘 못 하는 것 같아요. 저는 프리랜서이자 여성주의자로서 평생 판을 벌여 일하는 삶을 살아왔어요. 그런데 ‘넌 네가 하고 싶은 일 하니까 좋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요. 그럼 헷갈렸죠. ‘그런가? 나도 일하느라 힘들고 생존이 해결되지 않는 노동을 지속하느라 애쓰고 있는데…’ 근데 이 영화를 하면서 나는 노동자 맞고, 일이라는 게 뭔지 분명하게 알게 됐어요. 세상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제가 어떻게 생존하며 인간다움을 지키려 애쓰고 있는지 더 잘 보게 됐다고 할까요. 저를 비롯해 일하는 사람들 모두 예사롭지 않게 보여요. 

-영화제 이후 <길모퉁이가게>를 볼 수 없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일지 찾고는 있어요. 온라인 서비스도 좋고, 공동체 상영을 기획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예를 들어 상업고등학교 여학생들과 영화를 보고 일터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는 거예요. 돈을 얼마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디서 어떻게 일하면 좋을지 대화를 나누는 게 필요해요. 일터에 진입을 앞둔 친구들,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 교사, 부모 세대와도 얘기해보면 좋겠어요. 

-<길모퉁이가게>와 <간지들의 하루>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거나 내 안의 편견을 깨닫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간지들의 하루> 찍을 때 있었던 일이에요. 촬영 초반에 10대 주인공들에게 건넬 질문을 많이 준비해갔었어요. 근데 촬영하고 나서 프리뷰를 하잖아요. 그럼 제가 봐도 질문이 너무 구린 거예요. 현장에선 몰랐는데 제가 질문을 빙자한 교육을 하려 하더라고요. 그래서 스태프들과 회의를 했죠. 질문하지 말자. 그냥 그들끼리 하는 말을 잘 듣고 찍자. 구린 질문을 받아치고 자신의 질문으로 되돌려준 주인공들을 만난 덕분에 제가 어디에 서 있는지 볼 수 있었죠. 

〈어떤 개인 날〉 포스터

-<어떤 개인 날>은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반영된 작품이지요. 실제로 감독님의 딸과 아버지가 영화에 등장하기도 하고요. 해당 작품을 통해 전에는 알지 못했던 ‘나’를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을 겪었을 것 같기도 해요. 
10~20년 전에는 내가 여자로서 경험하는 일상생활과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컸어요. 그래서 날 것의 공간에서 비전문 배우들과 영화를 만들었죠. 경험의 창고를 열어 내가 만나온 여성들, 공간의 의미들을 자원으로 삼아 뭔가 만들어보려고 한 거예요. 그런 면에서 자전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현실적 자료들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영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실행에 옮긴 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인공 보영(김도영)은 지금 봐도 신선한 여성 캐릭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를 얼마나 전형적으로 그려왔는지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됐는데요. 감독님이 앞으로 영화에서 그리고 싶은 여성 캐릭터는 어떤 인물들인지 궁금합니다. 
나이 50이 넘은 여자를 전형적이지 않게 그리고 싶어요. 멀리서 보면 그냥 동네 아줌마인데 가까이서 보면 여러 층위의 결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 

-마흔 중반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가 영화 공부를 시작하셨어요. 또래가 많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그땐 ‘다른 나이의 나라로 유학 간 것 같다’고 느꼈어요.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영화에 대한 태도나 지식, 경험이 훨씬 많은 동료들을 만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저와 다른 세대의 정서와 언어, 상황들을 더 잘 알게 됐어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영화계에 발을 들이는 것을 망설이는 이들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천만 관객 감독이 되겠다는 목표를 두지 않는다면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고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찍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작업으로서 그 일을 지속해나가는 삶을 꿈꿔볼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네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전 세대, 모든 직종에 걸쳐 있잖아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경제적인 안정과 서로 돌봄이 가능한 관계망을 잘 만들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요.

이숙경 감독 © 퍼플레이

-줌마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줌마네의 문을 연 지 올해로 20년이 됐습니다. 
여성주의 언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친구, 동료를 만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줌마네라는 이름으로 2001년에 문을 열었죠. 지금도 줌마네는 20~70대에 걸쳐 다양한 삶의 스타일, 성정체성을 가진 여성들이 일상과 관계망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살아남아 있어요. 

-현재 극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중이시라고요.
트리트먼트가 나왔고 시나리오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어요. 생활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예요. 코믹 요소도 있고, 드라마도 있고, 일상의 삑사리들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저랑 김혜정 감독 공동연출이고, 시나리오도 같이 쓰고 있어요. 

-여성영화 추천작을 말씀해주세요!
<남매의 여름밤>(윤단비, 2020). 아버지 캐릭터를 그런 식으로 들여온 게 좋았어요. 실패한 가장인데 알콜 중독자이거나 애들을 괴롭히지 않잖아요. 그러면서 여성 불행 서사로 가지 않을 수 있었죠. 관계 안에 여지를 주는 느낌의 정서도 참 좋더라고요. 상대방을 기다려주고 타인의 공간을 배려할 줄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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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미래의 여성 그리고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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