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퍼플레이가 만난 사람들

무한의 관객을 기다리는 ‘다큰아씨들’

강예솔, 김소라, 박수안, 허지예 감독 인터뷰

퍼플레이 / 2021-02-10


#세상을_바꾸는_여자들
강예솔, 김소라, 박수안, 허지예 감독 인터뷰

2021.2.1|퍼플레이가 묻고, 다큰아씨들 프로젝트가 답하다



-퍼플레이어분들에게 다큰아씨들 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후원받은 만큼’의 예산으로만 영화를 찍는 프로젝트입니다. 강예솔 김소라 박수안 허지예 이렇게 네 명이 모여서 분기별로 각자의 영화를 찍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관객 모집을 통해 후원을 받고, 후원받은 금액이 정해지면 그 규모에 맞게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을 한다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큰아씨들 프로젝트를 이끄는 네 감독님 소개도 부탁드려요.

강예솔
영화를 비롯하여 시각 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 강예솔입니다. 실체 없는 생각들을 현실의 이미지로 옮길 때 느껴지는 희열 때문에 계속해서 작업하는 것 같습니다. 다큰아씨들은 그 과정이 외롭지 않게 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김소라
저는 연기를 하고 때때로 연출을 하는 사람입니다. 촬영 현장에 있는 것을 가장 즐거워합니다. 다큰아씨들은 저에게 연출하는 자아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입니다.

박수안
영화를 5년 동안 배웠지만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게임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영화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여전히 제게 남아있고, 그래서 뭐든 더 해보려고 합니다.

허지예
안녕하세요, 다큰아씨들 시즌 0 의 연출을 맡은 허지예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관객을 만나는 일을 가장 좋아합니다. 다큰아씨들 프로젝트는 관객이 보장되어 있는 프로젝트라 그런지 프로젝트 진행되는 내내 행복합니다.




-다큰아씨들 프로젝트는 어떻게 출발하게 되었나요?

단편영화나 독립영화를 제작하다 보면 예산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언제나 보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그 초과되는 부분은 언제나 노동력으로 대체됐습니다. 쉽게 말해 사람을 갈아서 만드는 영화가 돼버리는 거죠. 어떻게 하면 예산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후원금에 따라 맞는 스토리와 규모를 찾아 나가고 그 안에서 즐겁게 영화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면요.

1. 건강하게 찍기 2. 즐겁게 찍기 3. 당당하게 찍기
영화를 찍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큰아씨들 영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삼시 세끼 거르지 않고, ‘과노동’ 하지 않는 건강한 환경에서 영화를 찍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가능한 모두가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를 받으며 찍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한해서 촬영을 하는 것, 예를 들어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찍는 것, 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별로 연출을 팀원분들이 돌아가며 맡고, 프로젝트마다 각자의 역할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은데요.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저희는 각자 메인으로 맡고 있는 포지션들이 있어요. 허지예 감독 외에는 박수안 감독은 주로 음향을 맡아왔었고, 김소라 감독은 배우 활동을, 강예솔 감독은 영화 외에도 다양한 전시 활동이라든지 매체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작가인데, 다큰아씨들 프로젝트는 이 각자의 분야를 하던 사람들이 감독으로서의 자아로 만들어내는 주제관, 세계관을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서로의 작업에 역할을 바꿔가며 참여하는 것은 서로 가장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서로를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이 큰 사람들이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포지션을 맡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진행한 첫 번째 프로젝트 <SAVE THE CAT(세이브 더 캣)>을 후원을 통해 제작하셨고 얼마 전 후원자분들에게 공개까지 마치신 것으로 압니다. 첫 번째 기획을 진행하며 겪은 에피소드, 느꼈던 점 등 나눠주실 만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촬영하는 과정에선 즐겁고 행복했지만 아쉬움이 많은 프로젝트였습니다. 테스트로 진행해봤던 프로젝트여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예산 규모만큼의 영화가 어떤 건지 감을 잡아갔던 단계라 다큰아씨들 팀원들은 페이를 받지 못했던 게 제일 아쉬웠습니다.
스탭들을 모으고 보니 다 여자였습니다. 각자 분야에서 노련한 여자들이랑 같이 작업을 하다 보니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기분 상하지 않게 해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그런 현장이 많지 않다는 걸 다들 알고 있거든요..


- 공개 후 혹시 기억에 남는 영화 감상 후기가 있었나요?

대체로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구해졌던 경험을 떠올리거나, 구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줬던 후기들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영화에 참여해주신 음향 감독님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면서부터 아침마다 명상을 하게 되었다고 들었는데, 영화 속의 장면이 누군가의 현실에 영향을 줬다는 점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2021년 프로젝트부터는 퍼플레이를 통해 후원자 대상 온라인 시사를 진행하게 되셨죠. 퍼플레이와 함께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저희가 좋아하니까요. <3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작품의 공개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어느 경로로 작품들을 선보여야 할지 회의를 했는데 퍼플레이라는 너무 좋은 플랫폼이 생각이 났습니다. 여성영화와 여성영화 창작자들을 응원하는 퍼플레이 플랫폼과 함께한다면 다큰아씨들에게 많은 힘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먼저 제안을 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기뻤습니다.


-퍼플레이에서 공개될 2021년 첫 프로젝트 <로봇이 아닙니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로봇이 아닙니다.>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우리는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각자마다 기준을 갖고 판단을 하죠.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카테고리를 늘어놓고, 그 카테고리에 맞는 특성들을 기준 삼아 그 대상에 끼워 넣어보고 맞으면 그 카테고리로 선택, 아니면 그 카테고리에서 배제합니다. 마치 우리가 인터넷을 하다 보면 가끔 마주하는 ‘로봇이 아닙니다.’ 의 퍼즐을 풀 때처럼요.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기준과 판단체계가 꽤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잘 뜯어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많아요. 어떤 대상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사실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유니콘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로봇이 아닙니다.>는 그런 기준들의 모호함을 마주하고, 우리들이 갖고 있는 사고체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영화가 될 예정입니다.




-2021년 다큰아씨들 프로젝트 계획에 대해 간단한 스포를 해주신다면?!

2021년에는 강예솔 감독의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분기마다 감독들의 작품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시즌 4까지 모든 감독의 영화가 제작 완료된 후에는 그 단편들을 묶어서 기획전을 여는 것을 계획해보고 있습니다.


-혹시 다큰아씨들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또는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이 있으실까요?

계속해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 창작자들에게까지 확장하는 것이 다큰아씨들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다큰아씨들 프로젝트의 후원자(또는 후원을 고민하는)분들에게 한 마디!
이런 프로젝트가 가능하다는 걸 관객들을 통해 증명받고 싶습니다. 관객석은 무한대로 있으니, 언제든 와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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