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퍼플레이가 만난 사람들
냉소하지 않기
<해미를 찾아서> 허지은 감독
퍼플레이 / 2021-03-16
#세상을_바꾸는_여자들 2021.2.5.|허지은 감독을 만나다 [인디그라운드X퍼플레이] ‘여성영화, 플렉스! 난 퍼플레-인디!’ 여성영화 특별전 기념 인터뷰 ▶ GO 퍼플레인디 온라인 상영관 ▶ <해미를 찾아서> 바로 보기 |
허지은 감독 필모그래피 2019 <해미를 찾아서> 감독, 각본 2019 <신기록> 감독, 각본, 편집2017 <돌아가는 길> 감독 <오늘의 자리> 감독, 각본, 편집 2015 <다시> 감독, 각본, 편집 2011 <소식> 감독 |
〈오늘의 자리〉 촬영 현장 © 허지은 감독
평범한 여성의 얼굴로 가장 강렬한 울림을 전달하는 사람. 허지은 감독을 소개하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가 그려내는 영화 속 세계는 ‘지금’과 맞닿아 있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성’들이다. 기간제 교사, 아르바이트 노동자,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생, 휴학을 마치고 돌아온 대학생.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참으로 익숙하지만, 그 안에 자리한 연대와 희망의 분위기는 관객의 마음을 조용히 뒤흔든다.
하지만 허 감독의 영화가 처음부터 여성들이 ‘손잡는’ 이야기였던 것은 아니다. 여성의 현실을 자각한 후 그에 대한 감정을 고스란히 영화에 표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 <오늘의 자리>(2017). 기간제 교사 지원(이태경)은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애를 쓰지만 결혼을 앞둔 여성에게 돌아오는 건 선량한 말씨로 포장된 차별이다. 영화는 비참한 현실을 깨달은 지원을 비추며 끝이 난다. 그런데 허 감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홀로 두고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제 생각을 정리해나가고 주변의 여성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인물을 영화 속에 버려두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음 영화를 찍게 된다면 조금 더 나아가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해미를 찾아서〉 스틸컷
그 후 나온 작품들이 <돌아가는 길>(2017), <신기록>(2018‧이경호 공동연출), <해미를 찾아서>(2019‧이경호 공동연출)다. 영화 속 여성들은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 봐주고, 벼랑 끝에 선 이를 구하고, 굳게 세워진 벽을 넘어 앞으로 나아갈 것을 결심한다. 대학 내 성폭력을 이야기하는 최근작 <해미를 찾아서>는 가해나 피해에 집중하는 대신 피해생존자의 심리와 용기 내어 한 발짝 내딛는 그 순간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말미, 주인공 뒤로 깔리는 내레이션을 통해 감독은 굳센 연대와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지난달 5일 허 감독을 온라인으로 만나 그가 그려온 영화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차분하게 생각을 전달하는 그의 태도에서 사려 깊음이 느껴졌다. 영화를 보면 감독을 알 수 있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닐 테다. 연출 방식에서 드러나는 무해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그와 닮아 있었다.
허지은 감독 © 퍼플레이
-감독님의 ‘처음’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해요. 영화감독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땐 막연히 콘텐츠를 만드는 직업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만화를 좋아할 땐 만화가가, 드라마와 라디오를 좋아할 땐 작가나 PD가 되고 싶었죠. 영화를 본격적으로 열심히 본 건 고3 때 수능이 끝나고 나서였어요. 광주극장에 매일 갔죠. 지루한 세계와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을 영화로 해소했어요. 그리고 대학에 갔는데 영화동아리 모집공고를 본 거예요. 2007년이었고 카메라 기종도 많을 때가 아니라 영화는 대체 어떻게 찍는 걸까 궁금했죠. 이경호 감독도 그 동아리에서 만났어요. 그해 말에 영화를 다 같이 한 편 만들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성취감도 컸죠. 대학 내내 동아리를 중심으로 생활했어요. 근데 그러면서도 영화감독이 돼야겠다는 말을 쉽게 못 했어요. 재능이 있는 건가 확신할 수 없더라고요. 영화감독이 된 계기를 생각해보면 ‘놓지 못해서, 하고 싶어서’가 큰 것 같아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과 고민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오고 계세요. 여성에 대한 차별과 지금의 현실을 영화로써 풀어내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누군가의 SNS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시대의 비참을 직시하되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그 글을 보고 제가 가고 싶은 방향을 다시금 깨달았죠. 밝은 눈으로 구석구석을 보고, 냉소하거나 주저하지 않으며 나아가게 하는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 그게 제가 영화에서 해내고 싶은 거예요. 영화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단순히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소재, 스토리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연출 방식이나 창작자의 태도, 윤리관과 긴밀하게 연결돼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기록〉 촬영 현장 © 허지은 감독
-감독님의 영화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말하지만, 그 폭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 특장점이죠. 이러한 방식을 취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요.
창작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관객으로서 참 힘들었어요. 여성 관객들은 폭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이미 그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데 그걸 여과 없이 재현하고 전시하는 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일까 생각했죠. 공감이나 이해는 상상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겪은 일이 아니라고 해서 없는 일로 치부하지 않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상상해보는 것. 영화를 볼 때 우리는 인물이 겪는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그 인물을 이해하고 연결되는 경험을 하잖아요. 그런 것이 영화라면 영화를 정말 영화답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페미니즘 이슈가 사회적 흐름이 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던 문제가 보이게 됐다고요.
<오늘의 자리>(2017) 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썼어요. 그전에는 순간의 감정, 일상에서 발견하는 기묘한 상황, 호기심이나 아이러니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죠. 사실 이 지점은 지금도 비슷하긴 해요. 그런데 페미니즘을 알고 나서는 나 자신을 사회와 연결해볼 수 있는 관점을 뚜렷하게 갖게 됐어요. 향할 곳 없이 부유하던 감정의 퍼즐이 딱 맞는 기분이 들었죠. 부조리라는 단어와 여러 가지로 뻗어있던 감정들이 닿으면서 처음에는 후련했어요. 그 뒤에는 많은 생각들로 복잡해지긴 했지만. 내가 발붙이고 있는 세상을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게 달라진 지점인 것 같아요.
〈해미를 찾아서〉 촬영 현장 © 허지은 감독
-<해미를 찾아서>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참 인상적이에요. ‘진실은 결국 드러나게 돼 있고, 가해자들의 세상은 무너질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죠.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가해나 피해 이후의 상황을 그리려고 했어요. 대부분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가해자는 뒤로 쏙 빠진 채 주변인들이 가해자를 방어하고 피해자를 고립시키잖아요. 짠 것처럼 똑같이 반복되는 게 무서울 정도로 신기했어요. 시나리오를 구체화했던 게 2018년 8월쯤이었는데 당시 안희정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지은 씨의 입장문이 올라왔어요. 그걸 보고 울컥했죠. 가장 마음에 맺혔던 말이 ‘굳건히 살고 살아서’라는 문장이었어요. 난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일 뿐인데도 기운이 빠지고 이 나라를 포기하고 싶은데 가장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이 ‘나는 살고 살겠다’는 말을 한 거예요. 나는 영화로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 주인공 ‘선아’를 카메라는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비춥니다. <해미를 찾아서>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에도 인물들의 뒷모습이 중요한 타이밍에 등장하죠.
표정을 직접 보여주기보다 뒷모습을 통해 관객이 인물에 좀 더 이입하고 깊이 다가가 보는 시도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순간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요.
-‘해미’들을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할까요.
냉소하는 순간이 가장 무서운 것 같아요. ‘내가 뭐 한다고 바뀌겠어?’라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정말 무섭더라고요. 아무리 비참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아갈 길을 함께 찾아가는 노력을 계속하고 싶어요.
허지은 감독 © 퍼플레이
-감독님의 최근 작품일수록 연대와 희망의 분위기가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무엇으로부터 기인한 변화인가요?
<오늘의 자리>를 쓸 당시에는 제가 현실을 직시하고 비참함과 모멸감, 분노를 자각하게 됐을 때였어요. 그래서 그런 순간들을 표현해보고 싶었죠. 그런데 제 생각들을 정리해나가고 주변의 여성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인물을 영화 속에 내버려 두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죠. 그래서 다음 영화를 찍게 된다면 조금 더 나아가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구렁텅이에 인물을 빠뜨리거나 창작자로서 혼자 도망치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든 인물이 움직이는 순간에 대해 고민하게 됐어요.
-감독님의 작품은 결말 또한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도달하면 제목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제목과 결말의 연결지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에 임하시는지요.
영화 엔딩과 제목의 연결성을 돌이켜보는 것 같아요. 어떤 감독님은 제목으로 딴청을 피우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신 적도 있어요. 영화 중반 이후나 엔딩에 이르러서 ‘아, 이래서 이 제목이구나’ 깨닫게 되는 재미를 좋아해요. 이번에 부산에서 찍은 단편 제목이 ‘고마운 사람’인데 제목이 심심하고 평범하다는 얘기가 많았어요(웃음). 그런데 이 영화 역시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제목이 주는 울림이 있고 관객들이 그걸 느끼길 바라요. 그래서 끝까지 고집했죠.
〈해미를 찾아서〉 촬영 현장 © 허지은 감독
-감독님께 이경호 감독님은 어떤 의미인가요. 동료로서도, 친구로서도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저희 팀명이 ‘믿는 구석’이에요(웃음). 편집하다가 서로 미룰 때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라고 장난치다가 만들었죠. 이야기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과 함께 간다는 것은 큰 힘이 돼요. 이경호 감독님은 자기 이야기에 확신이 강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서 매력적인 순간을 발견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걸 잘하세요. 저는 ‘내 이야기가 재미있을까?’ 망설이는 타입이라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두 분이 뭉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서로의 단점을 채워주는 것도 있고. 제가 느긋하면서 게으른 사람이라면, 이경호 감독님은 빠릿하고 조급한 사람이라서 불안함을 줄여주는 것 같아요(웃음).
〈해미를 찾아서〉 촬영 중 이태경 배우 © 허지은 감독
-이태경 배우와 꾸준히 작업을 해오고 계시죠. 처음에 어떻게 만나셨어요?
<오늘의 자리>를 준비 중일 때 동료 한 분이 이태경 배우를 추천해주셨어요. 당시 제가 오랜만에 영화를 찍기도 했고 스태프를 제대로 꾸려서 프로덕션 과정을 거쳐본 게 처음이었어요. 현장에서 태경 배우가 준비해온 것에 기대갔던 부분이 많죠. 제가 상상했던 인물보다 더 잘 표현해주셨는데 그게 정말 충격이었어요. 모니터 보면서 감탄했던 기억밖에 없어요(웃음).
-이태경 배우가 지닌 장점이자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처음에 태경 씨의 가장 큰 매력은 단단하고 고요한 표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불안한 표정을 지을 때조차도 이 사람이 가진 단단함이 느껴지죠. 그런데 작업할 때를 생각해보면 가장 큰 장점은 ‘이해’인 것 같아요.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삶이고, 겪어보지 않은 일일지라도 어떻게든 이해하려 해요. 그걸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성실함도 있고요.
-광주 대표 감독으로도 불리는데,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20대 초반에는 떠나고 싶을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여기서 판을 만들어보자’며 패기를 가졌던 때도 있었죠. 제가 한 거라고는 동료들과 조금씩 계속해서 만드는 정도였는데 성과를 낼 수 있게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광주여성영화제가 대표적이죠. 실습 작품들도 지역 섹션에 초청해주시고 관객을 만나는 자리도 마련해주셨죠. 광주에는 영화영상인연대라는 큰 연대체가 있는데 거기서 예산을 받아 만든 게 <신기록>이에요. 창작자 지원을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어요. 지역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은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의미가 있죠.
-지역에서도 영화인들이 활발하게 배출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할까요.
꾸준히 좋아지고는 있지만 한 걸음 나갔다가 세 보 밀려나는 경우도 있어요. 결국엔 힘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게 중요한데 동료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텐데 다들 어딨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들도 우리가 있는지 모른 채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헤매고 있을 수 있고요. 좋은 동료들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해미를 찾아서〉 촬영 현장 © 허지은 감독
〈신기록〉 촬영 현장 © 허지은 감독
-영화 하신 지 10년이 됐어요. 감독으로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반대로 힘든 지점은 무엇인지요.
행복한 순간은 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보게 되는 순간인 것 같아요. 제가 제 영화 보면서 많이 우는데 그게 처음 극장에 가서 볼 때예요. <신기록>을 처음 광주에서 상영했을 때 너무 울어서 이경호 감독님이 그만 울라고 했었거든요(웃음). 편집하면서 몇백 번을 보지만 스크린을 통해 관객으로 처음 마주하는 것에서 오는 울림이 있어요. 내가 만든 영화가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영화였을 때 진짜 행복한 것 같아요. 그리고 힘든 지점은 이야기를 처음 쓸 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나를 의심하고 좌절하고. 근데 그러면서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을 떠올려요. ‘항상 어떻게든 완성해냈잖아?’ 그런 생각들이 저를 멱살 잡고 끌고 나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장편을 준비 중이라고요. 어떤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나요?
저는 항상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가장 닿아있는 인물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그리고 싶거든요. 지방에 사는 10대 여성에 대한 이야기도 고민하고 있어요. 그때의 욕망이나 비수도권이라는 지역에서 아직 뭔가 확립되지 않은 인물들이 겪는 것들에 흥미를 느껴 계속 고민해보는 중이에요.
-지금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지은 님의 말을 빌리고 싶어요. 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굳건히 살고 살아서 함께 만나기도 하고 서로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퍼플레이 추천작!
이나연 감독님의 <못, 함께하는>(2016)이요.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2018)도 너무 재밌게 봤는데 그 인연으로 신지이 배우님이 <고마운 사람>에 주연으로 출연하세요. 그래서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웃음). <못, 함께하는>과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는 서로 연결돼있는 느낌이고, 그 영화들 역시 가슴 벅차게 하는 순간을 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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