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퍼플레이가 만난 사람들
‘두 사람’의 의미
<두 사람> 반박지은 감독
퍼플레이 / 2025-02-14
#세상을_바꾸는_여자들 2025.2.6.| 반박지은 감독을 만나다 |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으레 하는 말이지만 반박지은 감독의 다큐멘터리 <두 사람>(2025)을 보고 나면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독일에 사는 70대 레즈비언 커플 수현과 인선은 30대에 만나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간 그들은 열심히 삶을 살아냈고, 생의 한복판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봤다. 영화는 극적인 연출이나 과장 없이 그들의 ‘지금’을 보여준다. 일상은 평범하면서도 곳곳에 사랑이 묻어 있다. 상대를 위해 밥을 차리고, 등에 로션을 발라주고, 존댓말로 대화를 나누고, 따뜻한 눈빛을 주고받는다.
감독은 어떻게 둘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그는 2017년 어느 전시회에서 수현과 인선이 손을 잡고 서 있는 사진을 본 뒤로 강렬하게 사로잡혔다고 했다. 마침 독일에 살고 있던 터라 그 사진이 독일의 의미 있는 공원에서 찍힌 것임을 알았다. 그 뒤로 둘의 연락처를 수소문했고, 2018년도에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둘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촬영을 제안드렸을 때 인선 님은 고민하시다가 ‘찍으려면 찍어라’라며 오케이 해주셨어요. 수현 님은 한국에 가족이 있고 커밍아웃을 한 상태는 아니라 선뜻 수락하진 않으셨죠. 그런데 인선 님이 참여하신다고 하니까 본인도 그 뜻에 따라 허락해주셨어요. 두 분이 최근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는 ‘잘해라!’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웃음)”
인선과 수현은 1985년도에 만나 1991년도에 임대차계약서를 쓴 뒤로 쭉 함께 살고 있다. 누군가와 40년이라는 세월을 쌓아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바로 옆에서 둘을 지켜본 감독도 놀라움과 대단함을 느낀다고 했다. 만남과 인연, 사랑과 죽음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두 사람>의 반박지은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 스틸컷. 인선(왼쪽)과 수현 ⓒ시네마달
- “어느 전시회에서 수현 님과 인선 님의 사진을 보았고 그것이 나를 단숨에 사로잡았다”는 감독님의 말이 영화 첫 시작에 등장합니다. 이후에 두 분을 찾아가 영상을 찍고 싶다고 하셨다고요. 두 분을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했던 <국경을 넘어, 경계를 넘어>라는 전시에서 두 분의 사진을 처음 봤어요. 야지마 츠카사라는 일본 작가님의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을 본 순간 강렬하게 사로잡혔어요. 당시 트위터에서도 화제였죠. 제 주변에도 퀴어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50대 이상은 없었어요. 제가 베를린에 살고 있었을 때라 사진에 나온 공원에 직접 가봤는데 나치에게 박해받은 동성애자 추모비가 있어요.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장소죠. 두 분이 그 앞에 서 있는 것이 의미심장했고, 한 장의 사진이지만 70년의 세월을 상상하게 했습니다.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만나고 싶었죠. 연락처를 수소문했지만 처음엔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나중에 한국에 계신 활동가의 도움을 받아서 연락처를 알게 됐습니다.
- 전시를 봤던 때가 언제인가요?
2017년도였어요. 그게 파독 간호사에 관한 전시였는데, 한국 교육과정에선 파독 간호사를 단편적으로 이야기하고 넘어가잖아요. 그런데 그 전시에서는 그분들이 어떻게 독일에 가게 됐고, 가서는 무엇을 먹었고, 어떤 옷을 입었고, 어디에 살았는지 기록돼있었어요. 당시 독일에서 데모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자세히 담겨 있었죠.
- 데모는 어떻게 일어나게 된 건가요?
6~70년대에 간호사들이 3년 계약서를 갖고 갔어요. 그러다가 73년도에 전 세계적으로 오일 파동이 터진 거예요. 독일에서는 2차 대전이 끝나고 노동력이 필요해서 외국에서 수입해왔는데 오일 파동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니까 노동자들에게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정책을 폈죠. 그래서 한국 간호사들도 계약 연장을 못한 분들이 많았어요. 그에 저항하면서 노동권, 거주권을 주장하며 전국적으로 서명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 수현 님과 인선 님의 첫 만남 이야기가 영화 초반에 나옵니다. 첫눈에 반한 두 분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특히 인선 님은 결혼해서 남편이 있는 상황이셨는데도 수현 님에게 끌리셨잖아요. 언뜻 영화 <캐롤>이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수현 님은 인선 님에게 첫눈에 반했다거나 흑심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하셨어요. 흑심 없이 그렇게 꽃을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웃음) 수현 님은 인선 님이 30대인데도 공부를 한다고 하니까 부잣집 아가씨처럼 보였고, 인선 님은 수현 님이 남자 같은 여자라고 생각했대요. 그렇게 서로 끌림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인선 님이 수현 님에게 보낸 편지 일부가 영화에 나옵니다. 사랑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담긴 내용이었죠. 이 편지 말고도 두 분이 주고받은 편지가 많을 것 같은데 그 편지를 영화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나요? 그 편지 말고 또 기억에 남는 편지가 있다면요?
어떻게 보면 인선 님이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그런 게 또 사랑 아닌가 싶어요. 두 분이 편지를 많이 주고받았지만 워낙 오래 전이라 찾을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유일하게 본 편지가 인선 님의 편지와 그에 대한 수현 님의 답신이에요. 그런데 인선 님의 편지 내용이 더 절절하기도 하고 그때 상황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현 님의 편지는 아쉽게 넣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 스틸컷 ⓒ시네마달
- 그 율동을 비롯해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나 존댓말로 대화하고 상대를 위해 밥상을 차리는 일상의 모든 순간에 사랑이 묻어 있더라고요. 두 분의 곁에서 그 사랑을 지켜본다는 것은 어떤 경험이었나요?
전만큼은 아니지만 요즘에도 두 분을 만나긴 하는데 놀랍다고 해야 할까요. 최근에 물어봤을 때도 인선 님이 “나는 수현이를 정말 사랑해”라고 하셨어요.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말로 내뱉는 것은 다르잖아요. 옆에서 보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계속 사랑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말로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시거든요. 두 분이 연로하셔서 아픈 곳도 많고 이동도 쉽지 않은데 그렇게 마음을 내어준다는 게 정말 대단해요.
-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냐고 물어보진 않으셨어요?
어쩌다 보니 세월이 흘렀다고 하시더라고요. 수현 님 특유의 말투로. “세월이 쏜살같이…” (웃음)
- 영화를 보고 서로 돌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어요. 서로 의지하고 돌봐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고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보통의 노년 헤테로 커플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잖아요. 두 분의 돌봄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처음부터 ‘서로 돌봄’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영화를 편집하고, 관객들을 만나면서 그 키워드가 점점 명확해졌어요. 나이가 들면 병원 갈 일도 많아지는데 동행해주는 사람이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결혼을 결심하신 것도 옆에서 전적으로 보호해줄 사람이 되기 위해서였기도 하고요. 또 두 분이 간호사로 일하기도 했잖아요. 직업적인 것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간호도 그렇고, 호스피스도 그렇고 평생 돌봄을 실천하면서 살아오신 거죠.
- 인선 님과 수현 님은 성격이 달라요. 특히 대화하실 때 잘 드러나는 것 같은데 MBTI로 따지자면 인선 님은 T고, 수현 님은 F이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싸움이 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다투진 않으시더라고요.
인선 님이 기분 나빠하면 수현 님이 바로 멈춰요. 수현 님이 뭘 갖다 달라고 잘 시키는데, 인선 님이 처음에는 갖다 주시다가 너무 많이 요구한다 싶으면 화를 내세요. 그럼 수현 님이 적절하게 대응을 하시죠. (수현 님의 말투가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수현 님 말에 의하면 젊을 때는 싸웠지만 지금은 세월의 힘이 이긴다고 하더라고요.
- 혹시라도 싸움이 일어나면 어떻게 푸나요?
젊었을 땐 싸우면 인선 님은 집을 나갔대요. 극장에 가기도 하고 춤추러 가기도 하고. 수현 님은 인선 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셨고요. 성격 정말 다르시죠? 해결 방법도 다르고.
- 두 분이 한인 기독교 사회에 기반을 두고 계시기도 한데, 그 안에서 두 분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고 내심 놀라기도 했습니다. 해외인 만큼 인식이 유연한 편인가요?
한인 교회다 보니 거기도 작은 한국 사회와 같아요. 그런데 수현 님은 교회를 40년 이상 다니셨고 다른 교인들도 간호사로 오신 분들이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 오셨어요. 데모도 같이 하시고. 인선 님을 만난다고 했을 때 흔쾌히 받아들여졌던 것 아니지만 지금은 이 역시 세월의 힘이 이긴 것 같아요. 교회 잘 다니고 계시고 혼자 갈 때면 “짝꿍 어딨어요?” 묻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반박지은 감독 ⓒ퍼플레이
- 두 분이 평소에도 손을 안 잡고 다니시나요?
원래 잘 안 잡고 다니셨는데 영화 찍고 나서 의식되셨는지 손잡을 일이 필요하신 건지 요새는 잘 잡으시더라고요. “이리 와” 하면서. (웃음)
- 두 분이 1985년에 만나 2022년에 결혼했어요. 결혼 후 가족으로 떳떳하게 병원을 동행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하고 좋다는 말을 하셨죠. 그 말을 들으면서 생활동반자법이 왜 필요한지, 동성 결혼이 왜 허용되어야 하는지 다시 절실히 깨달았어요. 하지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면서 귀를 닫고 있습니다.
한국은 유행을 선도하는 국가이고 ‘빨리빨리’의 나라인데 동성 결혼도 빨리빨리 합법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사회적 합의를 하고 나서 하는 건 늦어요. 법이 바뀌면 사람들 인식도 따라오잖아요. 생활동반자법도 빨리 제정됐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차별금지법도 아직 제정이 안 됐고 우리가 앞으로 싸워 나가야 할 것이 많죠.
- 영화는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 좋은 죽음, 내가 맞이하고 싶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밖에 없게 되는데, 감독님도 옆에서 자연스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셨을 것 같아요.
두 분이 언젠가는 돌아가실 텐데 그 순간에 내가 옆에 있을 수 있을까? 아니면 한국에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저도 유언장을 써보기도 했고, 인선 님을 쫓아서 호스피스 교육을 받기도 했는데,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죽고 싶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 혼자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요?
죽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잖아요. 그걸 누군가 지켜보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 영화에서 수현 님이 인선 님에게 “나보다 항상 먼저 가기로 했잖아”라고 말씀하세요.
두 분이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까 죽음을 많이 목격하세요. 그런 걸 보면서 미리 준비를 해놔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영화에도 장례식장 장면이 나와요.
동네 주민의 장례식이었어요. 한국은 사망 이후에 바로 3일장을 치르잖아요. 근데 독일은 아니에요. 이 장례식도 사망 후 한 달 뒤에 열렸어요. 독일은 약속의 나라인데, 사망 이후 장례식을 예약하고 주변에 알려서 사람들이 오게 해요. 보통 가족끼리 치러서 영화에 나온 건 큰 규모의 장례식이라고 하더라고요.
<두 사람> 스틸컷 ⓒ시네마달
- 영화의 영어 제목이 연습하지 않은 삶(Life Unrehearsed)이에요. 영화 중반쯤에 수현 님이 하신 말씀과 이 제목이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한 번 살고 가잖아요. 예행 연습이란 게 없잖아. 어떻게 됐든 한 번 살고 가면 끝이니까. 본인의 의무와 권리를 다하고 보장받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기가 정말 사랑하고 함께 생활하고 싶은 사람하고 살고. 그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맞아요. 수현 님의 말에서 영감을 받아 번역가님이 먼저 제안해주셨어요.
-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준 것 같더라고요.
집약적으로 해주는 느낌이 있죠.
- 영화를 보면 수현 님의 말이 가슴을 울려요. 특히 “아픈 데 약 발라주고 등허리에 로션 발라주고 그게 섹스지”라는 말은 영화 대사 같기도 했어요. 두 사람 사이에 세월이 오래 쌓여야만 나올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 말고도 인상 깊었던 말이 있다면요?
그분들의 나이, 경험에 의해 나올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요. “삶에는 리허설이 없으니까 하고 싶은 거 해라”라는 말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인선 님의 어머니가 “20년만 젊었으면 나도 여자랑 살아보고 싶다”고 하셨다는데, 그전에는 인선 님에게 모진 엄마였지만 둘의 사랑을 눈으로 확인하고 그런 말을 하셨다는 게 놀라웠어요. 수현 님이 인선 님에게 얼마나 극진했으면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어머니 나름대로 지지를 표현한 것 같기도 해요.
- 인생의 말년에는 인선 님과 어머니의 관계가 괜찮았나요?
두 분이 사는 바로 옆에 아파트가 있는데 어머니가 방을 얻어서 사셨다고 하더라고요. 두 분이 노년까지 어머니를 함께 돌보셨대요.
<두 사람> 스틸컷 ⓒ시네마달
- 레즈비언 가시화가 힘든 한국 사회에서는 레즈비언의 삶을 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노년의 레즈비언이 함께 살아가고 또 결혼하는 것을 보여준 이 영화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가닿고 또 이야기되길 바라시나요?
영화를 만들 때만 해도 거창한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시국이 힘든 만큼 영화를 보고 위로와 따뜻함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선, 수현 님도 한국의 성소수자들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요. “늘 목소리 크게 내고, 당당하고 떳떳해라!”라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 2023년 인천여성영화제 당시 인천시에서 <두 사람>이 퀴어영화라며 배제를 요구하는 일이 있었어요. 한마디로 검열을 한 것인데 영화를 만든 감독으로서 심정이 어땠나요?
이전에도 검열당한 순간들이 많았어요. 퀴어라는 이름이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취소당하고 배척당하고. 그래도 그건 다 옛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제는 재작년 일이잖아요.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이야?’ 싶어서 충격을 받았죠.
- 영화제가 시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많은 시민분들의 지지와 후원으로 영화제가 무사히 치러질 수 있었어요.
영화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예요. 4,000만원(인천시 보조금)이 굉장히 큰 돈인데 가치를 지키기 위해 그 결정을 내리셨다는 것에 감사했죠. 사실 영화 상영을 안 한다고 해도 저는 뭐라고 말씀 못 드렸을 것 같은데 연대해주셔서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 개봉 후에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될 텐데 무엇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관객‘님’들이 위안과 따뜻함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보고 “나도 저렇게 늙어 가고 싶다”는 말을 해주시곤 하는데 이 영화가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인선 님과 수현 님을 알게 되고, 그분들을 롤모델로 삼게 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아요.
- 앞으로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 스태프로 참여 중인 게 있어요. 하나는 <손님노동자>라고 재독간호사분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예요. 한국에도 이주여성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요양보호사나 간호 쪽 일을 하세요. 독일에 있는 은퇴한 돌봄노동자와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민 돌봄노동자를 함께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있어요. 또 하나는 세월호 생존자 가족에 대한 영화예요. 10년 전이지만 그분들은 아직도 트라우마 안에서 살고 있어요. 그것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제 걸 찍는다고 한다면 인선 님과 수현 님을 또 한 번 기록해보고 싶어요. 영화를 찍고 나서 몇 년이 흘렀잖아요. 두 분이 벌써 70대 후반이거든요. 아직 제 바람일 뿐이지만, 달라진 모습을 기록해둬야 하지 않을까요.
반박지은 감독 ⓒ퍼플레이
PURZOOMER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여성 그리고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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