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퍼플레이가 만난 사람들

한국 여성들이여, 사냥하는 암사자가 돼라

<암사자(들)> 홍재희 감독

퍼플레이 / 2020-07-09


#세상을_바꾸는_여자들
2020.7.1|홍재희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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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희 감독 필모그래피
2012  <아버지의 이메일> 연출, 주연
2008  <암사자(들)> 연출
2003  <먼지> 연출

홍재희 감독 ©퍼플레이

여성에 대한 폭력에 헛웃음이 나올 만큼 약한 처벌이 내려지는 것을 보고 힘이 빠진 적 있다면, 꼭 봐야 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홍재희 감독의 <암사자(들)>(2008)이다. 마장동 우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정희(홍성아)는 도박에 빠진 남편 성칠(정인기)의 가정폭력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정희를 가엽게 여긴 우시장 이웃 여자들은 힘을 기르기 위해선 고기를 먹어야 한다 타이르고, 정희는 어떻게든 고기를 먹어보려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폭력을 휘두르던 성칠에게 정희는 드디어 반격을 시도한다. 

“똑바로 말해! 내 이름이 년이야? 내 이름은 정희. 김정희!” 강하게 울부짖으며 남성의 폭력에 대항하는 정희를 보면서 통쾌한 대리만족을 느꼈다. 가부장제에 이토록 직설적으로 반기를 드는 여성 캐릭터를 한국영화에서 본 적이 있던가. 모든 일을 끝마친 뒤 울면서 웃는 듯한 정희의 표정에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듯했다.

제목 그대로 정희와 우시장의 여자들은 ‘암사자들’이다. 무리의 대장과 그 아래 서열의 사자들, 그리고 막내 사자. 이웃 여자들은 일상의 업무를 수행하듯 정희의 사냥을 돕고, 마침내 정희의 세계는 평온해진다. 누군가는 물을 수도 있겠다. 정희는 살인자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과연 그럴까. 살인자 혹은 생존자. 어떤 인물에 자신을 이입하느냐에 따라 정희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나뉠 것이다. 

영화가 제작된 후 12년이 흘렀다. 한국사회는 가부장제의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났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여성을 대상으로 극악한 범죄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처벌은 미온한 지금의 현실을 돌아볼 때 자연히 떠올리게 되는 <암사자(들)>의 홍재희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홍재희 감독 ©퍼플레이

-안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시기죠. 코로나 시대,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코로나 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 소비를 덜 하는 삶, 개인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삶으로 변화할 거라고 하는데, 그에 따라 앞으로는 자신의 취향에 집중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예전부터 그렇게 살아왔어요(웃음). 그리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는 두문불출하며 『비혼 1세대의 탄생』(행성B)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암사자(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퍼플레이에서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참 기뻤어요. 감독님은 서비스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떠셨어요?
정말 새로웠죠. 독립영화의 경우 영화제에서 상영한 후에는 일일이 찾아보기 힘들잖아요.

<암사자(들)> 스틸컷

-<암사자(들)>을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을 졸업하고 연출부로 영화판에 발을 들였는데 참여했던 영화가 계속 엎어지면서 3년이 날아갔어요. 어느새 서른여섯이 돼있더라고요. 2000년대만 해도 현장에 여성이 많지 않았고, 연출부의 경우 
여자는 꼼꼼하니까 스크립터를 해야 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이 있었어요. 그리고 “나이도 있는데 여자가 되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상업영화 연출부 면접을 보러 갔는데 조감독이 “시나리오 써서 그걸로 입봉하세요”라고 하더라고요. 같이 일하기에 나이 많은 여자는 불편하단 뜻이었죠. 그걸 마지막으로 면접을 안 봤어요. 

-그 후에는 무얼 하셨어요?
그런 일을 겪으면 자괴감에 빠지거나 자신의 재능을 믿지 못하게 되는데 그런 시기가 1~2년 있었어요. 그때 영화판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과 편견으로 울화가 쌓인 상태였는데, 마침 <동물의 왕국>에서 사냥하는 암사자를 보게 됐어요. 어떤 스파크가 일면서 그날 하룻밤 만에 시나리오를 써내려갔죠. 
예전에 함께 일했던 제작실장님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시나리오 얘기가 나왔는데 그걸 제작지원에 신청해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펀드프로젝트에 지원했고, 수상작으로 딱 한 편 뽑혔는데 그게 제 작품이 될 줄은 몰랐죠.

<암사자(들)> 스틸컷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굉장히 명확한데요. 가부장제와 폭력, 그에 대한 반격과 복수, 여성들의 연대. 이러한 이야기를 마장동 우시장을 배경으로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데 완전 범죄가 가능한 곳이 어딘가?’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했어요. 우시장에 가서 고기를 먹어본 적은 없었는데, 7~80년대만 하더라도 우시장에서 일하는 분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한테 마장동 우시장은 비밀스럽고 특별한 곳이었죠.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캐스팅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영화제 뒤풀이에서 정인기 배우님이 상 받은 돈으로 무슨 영화 만들 거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설명을 드렸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본인이 출연해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때 캐스팅도 운이라는 걸 알게 됐죠. 또 조한희 선배님을 추천받아서 대학로에 갔는데 보자마자 “다른 역할의 배우들은 구했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때 저희가 마로니에 공원 카페에 앉아서 얘기했는데, 못 구했다고 하니까 밖에 지나가는 분들을 부르셨어요. 캐릭터 성격과 나이 대에 딱 맞는 분들을 소개해주셨는데 알고 보니 서
로 선후배 관계셨죠. 캐스팅 퇴짜를 여러 번 맞고 의기소침해있던 차였는데 조한희 선배님을 만나면서 모든 게 해결됐어요. 특히 정희 역할은 암사자처럼 소의 간을 거칠게 뜯어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조건이었는데, 홍성아 배우님이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홍재희 감독 ©퍼플레이

-촬영 장소가 특수한 만큼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아요.
촬영 전에 마장동 우시장 협회의 허가를 받았는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까 상인 분들이 “왜 여기서 카메라 들고 있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거의 도둑 촬영을 했죠. 마장동은 오토바이가 많이 다니는데, 정희가 시장을 달리는 장면을 찍을 땐 차량 통제도 못하고 알아서 피해 가며 촬영했어요. 그리고
 아무리 청소해도 시장 골목에 고기 기름과 비계가 껴있어서 누린내가 엄청 나요. 배우와 스태프들이 앞으로 고기 못 먹겠다고 할 정도였죠(웃음).  

서트가 필요해서 이곳저곳 찍느라 우시장의 하루를 들여다보게 됐는데, 소 한 마리를 등에 지고 내리는 게 일상이더라고요. 여성, 남성 차이 없이 일하세요. 책으로 세상을 배워놓고 전부 안다고 생각했다가 그런 현장에 가서야 체험하게 된 거죠. 시나리오와 어울리는 공간을 영화에 담고 싶다면 그 공간과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는 걸 배우게 됐어요. ‘골방영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동물의 뼈를 가르거나 해체하는 사람은 대개 남성으로 그려지죠. 그런데 <암사자(들)>에서는 고기를 써는 사람이 모두 여성으로 나와요. 그런 모습이 생경하게 다가오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전복’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정육점 여성들’에서 의도한 메시지가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정육점에서 일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마장동에 가니까 실제로 많은 여성분들이 일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편견을 갖고 있던 거죠. 노동하는 여성이 항상 우리 주변에 있지만 삭제하거나 보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가 존재하잖아요. 소 뼈를 가르는 건 물리적인 힘의 차이로 남자들이 비교적 많이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들이 해체 작업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마장동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에선 동물의 내장을 다루는 여자 분들을 보여주지 않죠. 왜냐하면 그분들이 부끄러워하기 때문이에요. 특정 직업군에 여자가 있어도 제외해버리는 것처럼 그 일을 하는 여성 스스로도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거나 자부심을 가지지 못해요. 하지만 그분들이 갖고 있는 강인함을 저는 봤거든요. 여성의 노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암사자(들)> 스틸컷

-성칠이 정희에게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직접적으로 나오는데 성칠이 정희에게 맞는 장면은 화면에 담기지 않더라고요. 이유가 있을까요?
성칠의 폭력을 전부 보여준 건 남성의 폭력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며 폭력을 행사하잖아요. 여성의 몸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정희가 소뼈로 성칠의 머리를 내려치는 걸 보여주지 않은 이유는 영화가 단순히 ‘호러’가 되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소리만 들리게 했죠. 관객 분들이 성칠의 머리가 ‘뽀개지는’ 걸 상상하길 바랐어요. 재밌는 게, 영화가 상영됐을 때 남자들은 “무섭다”고 한 반면 여자들은 대부분 “통쾌하다” “재밌다”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거예요. 인종과 국적에 따라 또 반응이 다른데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친구들은 남자들도 즐겁게 감상했어요. ‘폭력은 잘못된 것’이라는 게 사회적으로 합의가 된 문화권의 사람들은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았죠. 그런데 한국 남성들은 영화를 영화로 보지 못하고 자신의 ‘남성성’을 건드렸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영화 보고 싸웠다는 커플도 있었어요.

-가정폭력은 한 사람의 세계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인데 아직도 부부 간의 일로 치부되어 강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해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사회가 제도와 교육 부분에선 많이 변화했다고 생각하지만, 하드웨어가 바뀌었다고 해서 소프트웨어가 바뀐 건 아니라고 봐요. 한국은 외형적인 성장만 이뤘을 뿐 질적인 의미에서 민주화나 성평등은 이루지 못했죠. 가정폭력이든 여성의 지위든 하나도 바뀐 게 없어요. 가정 안에서도 민주화가 일어나지 못하는데 가정폭력이 어떻게 해결돼요. 제 친구들만 하더라도 저와 같이 밥 먹고 술 한 잔 마시는 것조차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요. 여자는 남자의 허락과 동의가 필요한 존재인가요?

<암사자(들)> 스틸컷

-정희를 향해 소가 “나를 먹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죠. 정희를 위한 소의 마음이 느껴져서 감동적이기도 하면서 ‘나를 먹으라’니 살짝 소름 돋기도 했어요. 그 장면 이후로 정희가 고기를 먹고 변화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 장면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영화에선 소가 정희에게 ‘나를 먹으라’고 하지만, 사실 그건 정희가 본인에게 ‘풀만 뜯어선 폭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고 말하는 거예요. 지구상의 모든 포식자는 육식동물이죠. 그리고 정희의 옆에는 남편, 즉 기득권을 지닌 남성이 포식자로 등장해요. 포식자인 남성들은 여성을 먹잇감으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김치녀, 스시녀, 된장녀 전부 같은 맥락이에요. 전형적인 성차별이자 여성혐오죠. 그런 점에서 정희가 육식을 하며 포식자로 변화하는 것 자체가 전복이자 역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칠의 시체를 처리한 후 여성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서 좋았어요. 모든 일을 마친 뒤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는 ‘내장집 할매’도 멋있었고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나오는 에필로그가 참 압권이었고, 마지막에 정희가 보여주는 미소에서는 ‘가해자 한 명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피해자의 삶이 저렇게 평온해질 수 있구나’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다는 것, 그로부터 느끼는 해방감이죠. 저는 가정폭력을 겪었는데 아버지가 1년 동안 집에 안 계신 적이 있었어요. 집에 가면 아빠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편안했거든요. 그 1년 동안 누구도 아버지 얘기를 밥상 앞에 올리지 않았어요. 완전히 사라진 사람이 됐었죠.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장면을 촬영할 땐 여성의 힘과 연대, 공감능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 장면이 원래 대사가 없어서 배우 분들에게 애드리브를 요청했는데 정말 멋지게 완성시켜주셨죠. 청양고추도 들어보고 소시지도 들어보면서 모든 행동과 대사를 배우 분들이 즉석에서 만들어주셨어요. 이렇게 멋진 능력을 갖고 있는 여성 배우들이 참 많은데, 이들에게 자리를 주지 않는 한국 영화판이 안타까울 뿐이죠.

홍재희 감독 ©퍼플레이

-최근에도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 대상 범죄 사건들을 돌아볼 때,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쾌감이나 대리만족이 있죠. 그런데 <암사자(들)> 이후 가부장제 혹은 남성 폭력에 여성들이 거세게 맞서 싸우는 영화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더라고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여성 스스로가 폭력성에 대한 두려움, 가부장제 사회로부터의 박해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위해나 가해를 할 때 반격하는 건 정당한 폭력이자 정당방위라고 생각해요. 식물도 자기를 지키기 위해 독을 내뿜고 가시를 품고 있잖아요. 어떤 생명체든 자신이 살기 위해 방어를 해요. 그런데 왜 여성만 완벽하게 그걸 거세했냐는 거죠. 욕하거나 폭력성을 드러내는 여자는 ‘여자답지 않은 여자’로 비웃음을 당하니까 여성들 스스로가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은 거예요. 불공평함과 불공정에 대한 분노를 자유롭게 표현하면 좋겠어요. 근데 한국사회에선 여전히 
성별 고정관념과 가족주의가 강하게 작동해서 가족을 비롯한 주위 관계를 신경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웃긴 게, 남자 감독은 어떤 영화를 만들어도 부성을 의심받지 않는데, 여성 감독은 비난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그렇다고 여성은 모성을 이야기하는 영화만 만들어야 하나요?

-2017년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진행한 토크 행사에서 “여성을 포르노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장르화된 이유는 상상력의 빈곤 때문”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는데요. 현재 한국영화는 이러한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여성들이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포르노그래피적인 시선이 깨진 건 아니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여성들이 돌파구를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거죠. 이제 여성들이 ‘나도 인간이야’ ‘나와 같은 인간이 나오는 걸 볼 거야’라고 말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참 고무적이죠. 그동안 우리는 영화 안에서 여성을 인간이라는 존재로 인식해본 적이 없어요. 엄마, 아내, 여동생, 누나로만 생각했죠. 여성을 한 인간이 아니라 성별 역할로만 여긴 거예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꾸진 못해도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한 개인이 세상을 보는 방식, 관점을 바꿀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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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미래의 여성 그리고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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